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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2024년 9월 3일

HETIT(헤티) | 정지수 디렉터







만화가의 운명을 패션으로

비트는 비극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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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5일 수요일




대담한 시즌 무드와 상반되는 수줍은 표정의 정지수 대표를 만났다. 긴 생머리 여리여리한 몸집에 총기 있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3년 차에 접어든 브랜드 헤티를 만들고 혼자 이끌어오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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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티(Hetit)의 의미?

영어 하트(Heart)와 불어 쁘띠(Petit)의 조합이다.

브랜드의 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한 작은 하트 모양의 지갑에서 영감을 얻었다.






특별히 그 아이템이 브랜드 정체성이 된 이유가 있나?

처음 만들었을 때 이 정도 크기나 모양의 카드지갑이 시장에 없어서 정말 잘 팔렸다. 디자인 특허 등록도 했었는데, 모 패션 대기업에서 디자인을 카피해서 소송까지 갈 뻔한 사연이 있는 제품이다. 브랜드를 구상할 때 어떤 게 가장 나의 취향을 보여줄 수 있나 자문했고, 문득 '작은 하트'를 아이덴티티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

패션디자인 학과 재학 중 너무 사고 싶은 가방이 있는데 품절이어서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내가 만들어야겠다 싶었는데 공장에서는 하나만 만들어 주지를 않으니까 학교에 공구로 올려서 비용을 모금하고, 마음 맞는 친구와 같이 제작했는데, 생각보다 돈이 될 정도로 버니까 브랜드로 아예 론칭을 해서 포트폴리오로 만들면 취직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우연히 백화점 팝업 참가를 제안받았고, 사업자 등록증이 필요하다기에 그렇게 얼렁뚱땅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게 헤티의 시작인가?

헤티의 전신이다. 취직을 선택했던 친구와 첫 번째 브랜드를 정리하고, 휴학했던 학교로 잠시 돌아가 헤티를 구상했다. 그리고 그때 의류를 시작했다. 가방만으로는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에도 한계가 있고 브랜드를 성장시키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내향적이고, 수집적인 사람인 것 같다.






수집적인 사람?

어릴 때 미국에서 잠깐 자랐는데, 지금보다도 더 내향적인 어린이였다. 거의 잠자는 시간 외에는 영화, 만화 같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계속 봤다. 거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만화를 좋아하고, 특히 일본 만화를 지금도 좋아한다.






어쩐지 뭔가 정의하기 힘든 사람 같았다. 해외 생활을 길게 했는지?

짧게 짧게. 가족 모두가 해외 쪽에 인연이 많아서 일본 여행도 종종 가고 했던 취향들이 섞인 것 같다. 특히 미국, 일본, 한국처럼 대중적인 팝 문화를 좋아하는데 다양하게 접하다 보니 거기서도 살짝 마이너 한 취향이 있기는 하다. 약간 오타쿠적인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웃음)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스스로 디자인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의외의 조합적인 면은 있는 것 같다. 예쁜 거에 예쁜 거 입는 걸 안 좋아하고 소재나 컬러를 믹스할 때도 의외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 또 이 옷이 입는 사람에게 어떤 마음이 들게 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게 헤티 옷의 강점이다.






브랜드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을 것 같다.

시작할 때부터 힘들었다. 첫 브랜드를 할 때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는데, 헤티를 시작할 때는 그렇지 못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이나 유학을 가길 바라셨는데, 고집을 피웠다. 그래서 1년 동안은 작은 브랜드에 취업해서 낮에는 회사에서 밤에는 공장에 다니면서 헤티를 만들었다.







최근 컬렉션의 화보는 강렬하고 놀랍다. 항의는 없었는지?

실제로 있었다. 그냥 어떤 창작물로 느껴지길 바랐는데, 보기 좋지 않다며 사진을 내려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강한 표현법을 택한 이유는?

특정한 메시지나 어떤 비판적인 요소를 넣은 것은 아니다. 패션이 분명 강한 키워드를 동반할 때도 있지만, 헤티가 보여주고 싶은 패션은 만화를 보는 것처럼 이미지를 통해 그 세계에 들어와서 있는 그대로를 보고 재미를 느끼게 해 주고 싶은 것에 가깝다. 이번이 네 번째 컬렉션인데, 나는 스스로를 만화책을 4권 낸 만화가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번 콘셉트는 다음 이야기와 연결된다. 또 헤티가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할 단계이기도 해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감성을 조금 강하게 보여주고자 했다.






디자인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자금이 문제인가?

새로운 걸 안 하고 있으면 자괴감이 든다. 이번에도 더 많은 디자인을 보여주고 싶은데, 팔리는 옷들 리오더도 해야 하고 촬영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아우터 같은 건 비싸서 만들 엄두도 못 낸다.






안정적인 직장 생활에 대한 미련은 없는지?

학생 때 인턴을 잠깐 했었는데, 나와 취향이 아주 다른 브랜드의 디자인을 할 자신이 없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컬러리스트나 다른 쪽으로 빠질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었다.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 삶에 대한 부러움이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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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티의 10년 후를 상상해 봤나?

10년 뒤까지 할 수 있을까?(웃음) 그래도 개인 디자이너로서 안나수이만큼 강한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다면, 마니아 팬층도 생기고 향수나 뷰티로도 아이템을 확장해서 브랜드를 계속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괜찮은 미래가 아닐까 한다.






브랜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없는 것 같다. 브랜드를 하겠다고 하는데 너무 힘드니까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어차피 자기가 좋아서 자기 맘대로 할 텐데 뭔가 해 줄 말이 없는 것 같다. 그냥 알아서 잘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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