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RYSTAL .
- 2024년 8월 22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4년 9월 3일
EVERYBIRTHDAY(에브리벌스데이) | 김민주 디렉터
매일같이 생일인 기분을
조각하는 금속 디자이너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일본 모델 같은 투명하고 동그란 눈매에 뱅 헤어를 한 김민주 대표를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직접 디자인한 목걸이를 하고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쏟아내는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브랜드명을 어떻게 짓게 되었나?
친 동생 카페의 이름에서 따왔다. 창업할 때 직접 지어줬던 게 에브리벌스데이였는데, 브랜드를 만들기는 해야 되고 어쩌다 보니 똑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카페 이름으로도 독특한데, 어떤 의미?
동생이 무작정 '생일'이 들어가는 게 하고 싶다더라. 초를 부는 콘셉트로 디저트에 초를 꽂고 라이터를 주고 그런 걸 상상하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브랜드 디렉팅을 시작한 셈이다.
사실은 좀 더 짧고 멋있는 네이밍을 하고 싶었는데, 이미 바꾸기에도 늦은 것 같다.
에브리벌스데이의 추구미?
화려하고 감각적, 관능적인 이미지가 먼저 오고 그다음 멋있는 거 그다음에 좀 여리하고 약간 소녀스러운 느낌으로
이어졌으면.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게 된 계기?
원래 패션디자인이랑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했는데, 직장 다니면서 이루고자 하는 업무들이 무산되는 일이 많아 내가 직접 핸들링하고 싶더라. 브랜드를 시작하려고 아이템을 구상할 때 진짜 단순하게 주얼리가 제일 '가벼워서' 시작했다.
비전공자가 직접 디자인을 하기 어렵지 않았나?
어리기도 했고, 솔직히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아예 만족이 안되더라. 하면 또 제대로 해야 되는 성향이라 금속 공방, 가죽 공방 다니면서 공부했다.
주얼리 디자인을 배우면서 사업 운영까지.. 가능한가?
디자인이랑 마케팅은 무조건 직접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문적인 기술까지 할 줄 알아야 프로세스도 이해하고, 생산을 맡길 수도 있으니까. 브랜드를 크게 키우기 위해 운영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잘 맡기려면 배워야 한다.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나?
자유롭고 싶은 사람. 하지만 사실 솔직한 표현이나 싫은 소리도 전혀 못해서 인간관계나 대면 영업은 잘 못하지만, 브랜드를 통해서 비주얼이나 텍스트로 많이 표현하려고 한다. 어떤 아이템으로든 내가 이런 사람이고, 이런 걸 만든 사람이라는걸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다.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풀어낼 수 있는 영역 안에서 계속 뭔가 크리에이티브 한 걸, 자유롭게 보여주는 사람이고 싶다.
내향적인가?
어릴 때는 더 그랬다. 지금은 브랜드가 곧 나니까 말이나 행동이 더 조심스럽긴 하다. 아. 그래도 일 얘기할 때는 E가 된다. 말도 엄청 많아진다.
디자인 차별화를 위해 가장 힘쓰는 부분?
디테일. 거의 붓으로 그림 그리듯이 세공을 넣기 때문에 기술력이 안 따라올 때도 있다. 그리고 히트치고 나면 비슷한 디자인이 많이 생기는 걸 보고, 금속 안에 디테일을 담은 디자인과 차별화된 독창적인 프레임을 디자인한다.
영감은 어떻게 얻나?
그냥 진짜 모든 일상. 좋다고 느껴지는 걸 계속 쫓아간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내 이미지를 찾고 정리하고 어울리는 룩을 떠올리며 발전시킨다. 이제 내 브랜드스러운 쉐입이나 디테일은 뭘 봐도 그냥 그려진다. 생각을 안 해도 습관처럼 그렇게 된다.
그렇게 몰입하면 체력적 한계가 오지는 않나?
몸이 아프면 일해야 되니까 바로 병원에 간다. 다들 이 정도는 한다고 마인드 세팅을 해서 힘듦은 받아들인다. 감정적으로 힘든 건, 가끔 다른 브랜드들을 보면 내 부족함이 강조되고 흔들릴 때가 있어서, 아예 비교 대상이 안 될 만큼 더 높고 먼 브랜드로 긍정적 자극을 받는다. 열심히 하면 지치다가도 갑자기 어떤 돌파구가 되는 사람을 만나거나 도파민이 확 도는 배움의 순간들이 꼭 생기더라. 능력이 있으면 언젠가 진짜 좋은 기회가 생긴다고 믿는다. 오늘도 그런 것 같다.(웃음)
요즘 최대 고민은 뭔가?
매출도 그렇고 3년 차 되니까 현타가 온다. 콘셉트도 강하고 아이템이 주얼리라 시장도 작고 성장 속도가 더디다. 심지어 디자인이 복잡해서 국내 생산도 쉽지 않다.
일 말고는 즐기는 것?
일본 노래를 진짜 좋아한다. 알고리즘에 실려오는 모르는 노래도 그냥 계속 저장한다. 지금 내 세계랑 좀 다른 느낌이 좋다. 애니메이션도 이것저것 흘러가면서 보다가 또 어떤 이미지를 통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내 돈 내산 찐 팬 에디터에 궁금한 점?
소비자를 직접 만날 일이 없으니 브랜드를 왜 좋아하는지 꼭 묻고 싶었다. (볼드 한데 섹시하고 트렌디한 주얼리가 정말 찾기 힘든데, 목걸이 길이 선택까지 가능한 취향 저격 브랜드라고 대답) 제일 고민하는 디자인 방향을 다 알고 느끼시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쁘다. '와 내가 이래서 일을 하고 있구나' 하고 확인을 받는다.

에브리벌스데이의 10년 뒤는 어떨까?
후회 없이 애정을 쏟아 브랜드를 잘 키우고 나면,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해 보고 싶을 것 같다.
브랜드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그냥 일단 해라. 고민할수록 생각이 많아져 더 어려워진다. 정말 단순한 액션부터 시작하면 다음 액션도 분명히 된다.
























